
아버지의 나라가 임하옵시며

봄 햇살 속에 하늘과 구름과 꽃과 잔디가 발산하는 색감이 너무나 생생하고 아름다워 도저히 집에 있을 수 없어 하려던 일을 멈추고 밖으로 나섰습니다. 시계가 없는 자연의 공간에서 심호흡을 하며 걸으니 심장을 분주하게 길들이던 초침소리도 멎고 불안감이 가십니다. 시간의 감시에서 벗어나 잠깐의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긍휼의 시선이 머물러 있는 것만 같습니다. 새벽 기도 가기 전 보스톤 테러 소식이 궁금해 인터넷에 들어갔는데 이란의 지진 속보가 올라와 있어 오늘 아침은 어려움 가운데 있는 세계의 나라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 아래서 많은 사람들이 고통으로 울부짖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지금 이 공원을 걷는 사람들 중에도 마음으로 절망을 앓거나 울고 있는 사람들도 있으리라 마음이 쓰입니다. 미국의 언론은 또 다시 테러와의 전쟁에 서슬퍼렇게 날을 세우고, 총기 소지에 관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하는 등 계엄이 불가피한 분위기로 몰아가며, 키프러스의 뱅크런이 세계경제에 나비효과를 불러올 것에 대한 불길한 기대감을 조성하고 있는 등의 열강의 고래싸움에서 한국도 북한의 도발이나 WCC의 유치, 또 부동산이나 실물경제의 악화를 놓고 정치, 종교, 경제적으로 등이 터지는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어찌하여 열방이 분노하며 민족들이 허사를 경영하는고 세상의 군왕들이 나서며 관원들이 서로 꾀하여 여호와와 기름받은자를 대적하며 그 맨것을 끊고 결박을 벗어버리자” 고 했던 시편 2편의 세상 같습니다. 학교 다닐 때 그토록 외울 것이 많고 지루하고 복잡하던 역사는 단순한 패턴으로 반복적으로 흘러가는 것이었습니다. 말세의 징조가 그 어느때보다도 뚜렷한 지금, 치열한 영적 전쟁의 때에, 계시록에서 온 천하를 꾀는 자, 마귀, 사탄의 존재가 참 큰 비중으로 등장하고 있고, 음악이나 영화나 패션에서 조차 마귀의 존재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데 정작 교회에서 선포되는 말씀에서는 마귀와 사단의 존재가 사라지고 고상하고 지적인 언어로 긍정과 축복이나 인간 개혁에 관한 메시지들로 채워지고 있음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옳고 그름이 없이 자기 소견에 옳은대로, 취향대로 두리뭉실하게 생각하고 살아가는 포스트 모던의 세상은 정말 심각한 혼돈이며 짙은 어둠입니다. 테러를 당해 놀라고 고통을 당한 사람들에 대한 기사 옆에 음란과 물질을 선전하는 광고들이 도배가 되어있는 모습을 보면서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고 곡을 해도 울지 않는, 인간의 정을 잃어버린 세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어려운 전문 용어를 나열하며 무슨 말인지 모르게 복잡하게 쓴 기사들이나 자신이 말하려는 바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애매모호하게 빗겨서 쓴 기사들이나 저급한 문장력의 기사나 댓글을 보면서 책을 읽고 쓰는 시간보다는 주로 그림과 영상을 접하며 살아가는 대중들의 난독증이 심해지고 있음을 확연하게 느낄 수가 있습니다. 뭔가에 목소리를 내다가도 결정하고 반응하는 면에서 일관성 없이 이랬다 저랬다하는 사람들을 보면 혹시 이해하지도 못한 사실들을 이해한 듯 착각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딱한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되어질 세상이 성경 안에 밝히 드러나 있는데도 언론이 휘젓는대로 이리저리 쏠리며 우왕좌왕하는 대중들의 모습을 보면 백주에 담을 더듬듯한다는 신명기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마지막 때의 징조가 너무나 뚜렷하고 크고 두려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모세의 때보다 더 아름다운 때를 살고 있습니다. 율법 아래, 제사와 선지자를 통해 하나님을 구하던 구약의 때가 지나고 신약의 세상을 여는 마태복음 1장에서 벌써 하나님의 임재의 약속이 펼져집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십자가에서 다 해결하고 난 후 우리에게는 하나님께서 내주하시는 성전이 되는 놀라운 은혜가 임했습니다. 우리가 어디에 있든지 이 세상 끝날까지 우리 안에 계시며 우리를 떠나지 않으시는 하나님, 믿음과 소망과 사랑의 등불이 항상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비춰줄 것이라 하신 약속대로, 성경을 열면 말씀이신 예수님께서 임마누엘의 은총으로 함께 하시고 성령님께서는 우리의 영혼 안에서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십니다.
너무나 영광스럽게도 이 누추한 인생에 거룩하신 아버지의 나라가 임했습니다. 나의 생애가 마치는 날까지 아버지께서 내게 하라고 주신 일을 이루어 이 세상에서 아버지를 영화롭게 하며 아버지의 나라가 임하시길 간구하는 기도를 쉬지 않겠습니다.
[서수영 사모 / penofgo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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