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6일 금요일

정성헌 선교사의 선교칼럼

 
 

선교지에서 만난 동역자-매부리 코



선교지 교회개척을 시한 지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건강한 20대과 30대 초반 젊은이 두 사람이 사택으로 나를 찾아왔다. 그들은 자신을 ‘알렉’과 ‘발레라’라고 소개했다.

알렉은 한 눈에도 거의 술에 빠져 있는 알코올 중독자로 보였다. 그러나 발레라는 매서운 눈과 매부리 코, 다 부진 몸을 가진 범상치 않은 얼굴을 한 카프카즈 사람으로 보였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 두 사람이 안내되어 우리 집 거실로 들어오는데 매부리코를 한 사내의 이마에 감옥이라는 두 글자가 어른거리는 것이었다. 나는 그들에게 무슨 일로 나를 찾아 왔느냐고 물었다. 두 사람은 간단히 자신을 소개하고며 자신들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깊이 알고 싶고 그리고 새롭게 생긴 이 교회가 어떤 교회인지를 알고 싶다고 했다. 내게 매부리 코를 가진 발레라라는 형제에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은 적이 있냐고 물었다. 그는 잠시 머뭇거렸다. 나는 형제가 갓 감옥에서 출소하여 나를 찾아온 것 같다며 그곳 감옥에서 예수를 믿게 된 것이냐고 물었다. 말을 하면서도 나 스스로 놀라고 있었다. 발레라도 눈이 휘둥그레져서 어떻게 자신이 감옥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았냐고 물었다. 나는 거실 들어올 때 발레라의 얼굴에 그렇게 감옥이라는 두 글자가 써 있었다고 말했다. 이 말에 그는 자세를 고치고 무릎을 끓었다. 그리고 그는 내게 자신에게 말씀을 가르쳐 줄 수 있냐고 물었다. 나는 수요일 마다 성경공부를 하고 있으니 참석하라고 알려 주었다. 나는 ‘발레라’라는 이 형제가 어떻게 감옥까지 가서 예수를 알고 영접하게 되었는지가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발레라는 사이클 선수로 한 때 중앙아시아의 사이클 참피언이었고, 한 때 학교에서 사이클 코치로 일한 적이 있다고 했다. 쏘련이 붕괴되면서 혼란을 겪자 그는 더 이상 그 땅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며 주먹세계로 뛰어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조직을 만들고, 술과 마약에 빠지게 되면서 국가의 고위공무원들의 집과 경찰들의 간부의 집들만 골라서 떨었다고 한다. 그리고 암흑가의 보스가 되기 위해 별(?)을 달고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고는 스스로 잡혀 주었다고 했다. 그리고 감옥에 가게 되었고 그 감옥에서 다시 사고를 쳐서 중죄인들만 가는 감옥으로 이송되었다고 한다. 그는 그곳에서 주먹으로 그를 당할 사람이 없는 흉측한 인간으로 바뀌고 말았다고 했다. 손재주가 탁월했던 그는 간수들을 매수해서, 각종 상아와 뼈들을 구해서 조각품을 만들고 간수들이 그것을 팔아 이익을 남기고 그가 요구하는 마약을 구해다 주었다. 일석 점호가 끝이 나면 감방의 문을 열어 주면 그들은 그들 만의 아지트가 있어 그곳에서 마약을 하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을 벌였다고 한다.
 
흑암의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어가 무렵, 그의 수하에서 밤마다 같이 마약을 하던 크림 따따르 족 한 명이 한 날 갑자기 예수님을 알게 되었는데 자신은 더 이상 마약을 하지 않겠다고 해서 흠씬 패 주었다고 한다. 몇 일을 맞아도 마약을 거부하자 이유를 물었는데, 자신은 이제 예수를 믿게 되었는데 더 이상 성령의 전을 더럽힐 수 없다고 고백했다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그 친구가 예수를 믿게 되었냐고 묻자, 한 날 화장실에서 뒤를 보던 자신의 친구가 늘 찢어 사용하던 책을 우연히 읽기 시작한 것이 출애굽기였다는 것이었다. 그 뜯어진 종이에는 이스라엘이 모세의 인도로 홍해를 건너는 장면이 묘사되고 있었다. 그 친구는 이상한 힘에 이끌려 그 책을 숨겨 매일 매일 읽기 시작했는데, 이미 화장실로 많이 들어가 그 성경책은 창세기와 계시록이 없는 성경이었다. 그 친구는 성경을 읽다가 성령님의 역사로 복음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친구가 급격하게 변화된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하자 그 모습을 본 발렐라가 성경을 찾아 갈기갈기 찢어 버리자 성경을 잃어버린 친구는 통곡을 했다. 친구의 절규하는 모습에 양심이 찔려, 그 감옥에 누가 성경을 가지고 있는지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한 터키 사람이 가지고 있는데 부적처럼 거룩한 책의 힘이 자기를 지켜주리라 믿으면서 성경을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사람이었다. 발레라는 그 책을 팔라고 했으나 그가 거절했다. 그러자 발렐라는 “네가 읽지도 않으면서 모셔 놓는 것보다야 정말 그 책을 생명처럼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는 것이 너의 신을 기쁘게 하는 일이 아니겠냐"고 설득해서 성경을 얻었다고 한다. 자신의 친구는 성경을 구해다 주자 뛸 듯이 기뻐하며, 밤이면 아지트에 나가 두 명이 마약을 하는 중에도 혼자 성경을 읽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발레라는 그 내용이 무엇인지 읽어 보라고 청했는데 요한복음으로부터 밤이 새도록 성경을 읽어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놀라운 기적이 일어난 것이, 중독 상태가 심해 하루라도 마약을 하지 않으면 명현현상으로 견딜 수 가 없는데 왠 일인지 그 날 밤에 말씀을 들으면서 아무런 고통도 없이 날을 새고 만 것이다. 이에 세 명은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고 예수를 영접했다. 그리고 그들은 밤마다 보여 성경을 읽기 시작했고 십계명 중의 안식일을 지키라는 명령에 순종하기 위해 교도소 소장에게 자신들을 위한 예배장소를 요청했으나 거부를 당했다. 그래서 그들은 토요일이면 감옥소 큰 나무 밑에 모여 성경을 읽고 기도를 했다.
 
 
그 모임이 자라나 30-40명의 죄수들이 모여 성경을 낭독하고 함께 기도한다는 소식이 외부에 전해지자 교회에서 성경과 찬송가를 보냈고, 간혹 외부 목사가 와서 예배를 인도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들은 이 모임을 감옥소의 이름을 따서 ‘딱박사이 형제’교회라 불렀다. 그렇게 3년이 지나가고 있었다. 개과천선한 모임의 형제들은 죄수들이 하나님이 살아 계신 증거가 어디 있나라고 물을 때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이야기 했다는 것이다. “모임을 시작한 우리 두 사람이 한 날 동시에 이곳에서 나가면 하나님이 계신 줄 믿어라”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그런 말이 툭 튀어 나왔다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은 다 웃었다고 한다. 한 사람은 2년, 한 사람은 3년 반이나 복역기간이 남았는데 어떻게 함께 감옥을 나간단 말인가, 탈옥이라도 할 거냐? 라고 다시 비아냥 거렸다.
 
그러나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한 날 전체 조회를 위해 모인 죄수를 앞에서 대통령 사면령이 발표되는데 그 많은 죄수 중에 단 두 사람의 이름이 불려졌다.
 
[SEED Canada 대표 / 778-316-3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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