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밴쿠버의 교민들의 숫자가 조금씩 줄어들면서 한인 사회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곳의 어려운 경제적인 사정으로 인해서 사람들이 타 지역으로 이사를 가거나 한국으로 돌아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남아 있는 교민들뿐만 아니라 한인 교회들도 각자 여러 가지 모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렇게 어려울 때에 우리 자신들을 점검해 보는 기회로 삼는 다면 미래를 위해서 유익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밴쿠버에서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큰 교회라고 인식되는 곳은 수백 명의 성도들이 출석하는 몇몇 교회였지만, 그동안 빠르게 한인들이 늘어나면서 현재는 수천의 한인 성도들이 출석하는 대형 교회가 몇 군데 등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기간에 전체적으로 한인 교회들의 숫자도 열배 가까이 늘어난 상태입니다. 그러나 밴쿠버 교민 사회에서 교회의 미미한 영향력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교회의 영성이 한인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거의 찾기 힘들 정도로 미미하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이 사회에서의 영향력은 고사하고 내부의 문제로 인해서 병들어 가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스럽습니다. 저는 이런 차원에서 사도행전 5장을 읽으면서 한 가지 깊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사도행전 5장 1절에서 11절을 보면 아나니아와 삽비라 사건이 초대 교회에서 일어납니다. 이제 막 역사적인 교회가 탄생을 하고 부흥의 길로 들어서는 시점에서 두 사람이 죽어 나가는 너무나 큰 사건이 발생을 합니다. 예루살렘 교회의 수많은 성도들이 있었지만, 사도 베드로가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이름을 기억할 정도로 두 부부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나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데 어느날 이들은 자신들의 밭을 판 돈 일부를 감추고 나머지를 전부인양 사도들에게 가져다주었습니다. 이런 거짓된 믿음과 헌신으로 인해서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가 차례대로 죽어 나가는 일이 예루살렘 교회에서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이 사건은 초대 교회에 큰 충격이었고 이 일로 인해서 교회는 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매우 심각한 일 뒤에 아이러니 하게도 예루살렘 교회에서는 더 큰 부흥이 시작됩니다. 전에는 예수 믿는 사람들을 숫자로 헤아릴 수 있는 부흥이었지만, 이제는 남녀의 큰 무리라고만 표현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주께로 돌아옵니다. 표적과 기사도 이전 보다 더 강하게 일어납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사도 베드로는 교회의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능력은 없었지만, 그가 지금 분명하게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았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큰 문제가 발생을 했지만, 그는 교회의 본질을 지키고 강화시키는 일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성령을 속이려는 시도를 한 사람들의 거짓된 헌신을 거부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순수하고 온전한 믿음 위에 교회는 세워져 갑니다. 이 사건은 교회의 순수성을 지키는데 있어서 큰 교훈을 가져다가 준 일이었습니다. 교회는 항상 복음과 함께 믿음, 소망, 사랑, 화평, 거룩, 헌신, 겸손, 성실 이런 것들을 지켜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교회의 가장 본질적인 모습이 교회의 가장 큰 매력이고 힘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동안 이 땅의 교회들이 이런 부분에 있어서 온전했었는지 저 자신부터 반성해 봅니다. 성도들의 숫자가 많아진 것이 부흥이 아니라, 진정 건강한 교회를 이루었느냐가 중요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밴쿠버의 교회들이 약간의 어려움이 있을 때, 이 시기를 그냥 보내지 말고 우리 자신을 점검해 보고 쇄신할 적기로 삼는다면 매우 유익하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성도들이 우리 자신 안에 있는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영성을 버리고 교회의 순수한 본질을 강화시키고 키운다면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 사회에 중요한 영향력을 끼치는 존재가 될 것입니다. 교회의 순수성 그 자체가 이 사회를 향한 큰 메시지입니다. 이것이 지금 우리들에게 필요한 교회의 부흥이 아닐까요? 이 땅에서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큰 부흥이 있기를 소원합니다.
[라일주 목사 / 로고스교회 / 778-898-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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