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6일 금요일

4인4색 밴쿠버목양일기



 
 
 
 
 
 
 

 

마지노선(Maginot Line)

 
마지노선이라는 말을 아십니까? 마지노선은 1차 대전을 마친 프랑스가 독일의 공격을 막기 위해 국경지역에 만든 요새입니다. 프랑스는 1차 대전 중 독일에 알자스와 로랜 지방을 빼앗기는 등 고생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프랑스는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앙드레 마지노'의 이름을 딴 항구적인 방어 진지를 구축하게 됩니다. 1927년부터 약 10여년 간 공을 들였다고 하니, 실로 난공불락의 요새를 구축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마지노선은 결국 무용지물이 되고 맙니다. 1940년 5월, 독일은 마지노선이 구축된 지역이 아닌 아닌 벨기에와 룩셈부르크로 우회하여 프랑스를 침공하였고, 프랑스는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한 채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완벽할 줄 알았던 최후의 보루, 마지노선이 실제로는 전혀 쓸모가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 믿으며 혼신의 힘을 다해 열심히 구축하고 있는 마지노선 같은, 자신 만의 요새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마치 철벽의 요새처럼 그것을 구축하고 세우는 일에 참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며 열심을 냅니다. 그것의 모양과 크기는 각자 다를 수 있지만, 자신을 위해 마지노선을 만드는 일에 대한 열정만은 모두가 동일 한 것 같습니다. 그것은 '물질'이 될 수도 있고 '학력'이나 '직위'와 같이 자신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인식하는 소위 스펙(specification)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짧은 여정을 걸어왔지만 제가 인생을 경험해 보니 그렇게 구축해둔 나만의 마지노선이 무용지물일 때가 참으로 많다는 사실입니다. 마치 독일군이 마지노선을 피해 프랑스를 향해 우회공격로를 택한 것처럼 우리 인생을 어지럽히고, 괴롭히는 여러가지 일들도 우리가 구축해 놓은 마지노선을 교묘하게 피하여 다가온다는 사실입니다. 물질이라는 마지노선을 구축해 놓으면 물질이 아닌 다른 문제가 우리를 공격해 오고, 또 다른 마지노선을 구축해 놓으면 그것이 아닌 또 다른 문제가 우리 인생을 공격해 옵니다. 즉 우리가 완전하고 완벽하게 구축해 놓은 것 같은 마지노선이 우리를 제대로 지켜주지 못할 때가 너무도 많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구축하는 것은 어떠한 것도 완벽한 것이 없습니다. 열심으로 그리고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인생을 살아야 함은 분명하지만, 그 한계점을 분명히 알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그 끝은 하나님의 도우심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라는 말을 좋아하지만, 그 말에 100% 공감할 수는 없습니다. 노력으로만 극복되지 않은 인간적 한계가 분명히 있기 때문입니다. 그 한계를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준비한 마지노선만으로 막을 수 없는 일들에 대한 대비가 중요합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주권을 철저히 인정하고 그 하나님의 다스리심 앞에 겸손히 순복하는 성도의 자세입니다. 하나님 만이 우리의 피난처가 되십니다. 쉽지 않은 이민의 삶 가운데, 하나님으로 우리 인생의 마지노선 삼는 지혜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한계 그 이상을 넘어서 계신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전능하심을 기대하는 인생이 참으로 복된 인생입니다.
 
"여호와의 천사가 주를 경외하는 자를 둘러 진 치고 그들을 건지시는도다 너희는 여호와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지어다 그에게 피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 (시34:7-8)
 
[문경돈 목사 / 나무십자가한인교회 / 778-772-4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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