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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90년대 중반 이전, 공급위주의 북한 경제시스템 이해.지난 주에
약속한대로 북한의 경제구조를 면밀히 들여다보려고 합니다만 염두에 두셔야 할 것은 저는 경제학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만 북한 경제흐름의 변화의
중심에서 실제 영향을 받으며 살았던 사람으로서 쓰는 것임을 참고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최대한 북한체제와 시스템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을 하여 요약해 볼까 합니다. 북한은 여러분이 아시는 것처럼
사회주의체제이고 시스템은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국가에서 배급(쌀, 식료품, 학용품, 의류 등)해주는 방식이었는데요, 도시에서 사는 이들은
직장에서 나오는 월급(로임)으로 쌀부터 시작하여 모든 것들을 국가에서 매겨놓은 가격으로 구매하여 살았고 농촌에서 사는 농민들은 1년에
한번(가을수확 뒤) 쌀로 분배받아 월급(돈)이 크게 필요 없이 살았습니다. 직장이든 농장이든 북한의 노동자, 농민들이 일하는 목적은
하나였는데요, 그것은 국가의 계획경제에 의해 내려지는 중앙당의 ‘명령’에 충성을 다해 사는 것이었습니다. 집도 국가에서 지정해주는 것이었고
교육과 병원치료는 모두 무료로 누릴 수 있었고, 세금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철저한 국가시스템(공급)위주의 삶이었습니다.
2. 공급(배급)시스템과 충돌하는 주민들의 실제 가치관
개인적인 어떤 욕심이나 탐심 같은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던 사회주의체제 안에서 북한 주민 모두가 ‘충성심’ 하나로만 사는 줄 알았던 제가 철이 들면서 보기 시작한 북한의 모습은 벌써 80년대에도 바람직한 사회주의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온갖 비리와 뇌물작전이 사회를 좀먹는 듯이 보여진 것은 ‘사상교육’을 철저히 받았던 제게 의문을 가지게 했습니다. 왜냐하면 ‘당과 수령을 위해 충성’을 하도록 교육 받았는데, 간부 자녀들의 뇌물을 받아 성적을 위조하고, 대학에 진학시키는 교사들의 비리가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쉽게 말해서 계급사회였기에, 북한주민들에게 있어서 승진, 출세, 성공여부는 얼마나 더 열심히 일해서 간부(공장, 기업소, 농장 모든 분야에서 요직에 오르는 것-지배인, 초급당비서, 관리위원장, 반장 등)가 되느냐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출세의 길로 가는 가장 중요한 첫 걸음이 학교를 졸업할 때 결정되니 그럴 만도 했습니다.
개인적인 어떤 욕심이나 탐심 같은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던 사회주의체제 안에서 북한 주민 모두가 ‘충성심’ 하나로만 사는 줄 알았던 제가 철이 들면서 보기 시작한 북한의 모습은 벌써 80년대에도 바람직한 사회주의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온갖 비리와 뇌물작전이 사회를 좀먹는 듯이 보여진 것은 ‘사상교육’을 철저히 받았던 제게 의문을 가지게 했습니다. 왜냐하면 ‘당과 수령을 위해 충성’을 하도록 교육 받았는데, 간부 자녀들의 뇌물을 받아 성적을 위조하고, 대학에 진학시키는 교사들의 비리가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쉽게 말해서 계급사회였기에, 북한주민들에게 있어서 승진, 출세, 성공여부는 얼마나 더 열심히 일해서 간부(공장, 기업소, 농장 모든 분야에서 요직에 오르는 것-지배인, 초급당비서, 관리위원장, 반장 등)가 되느냐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출세의 길로 가는 가장 중요한 첫 걸음이 학교를 졸업할 때 결정되니 그럴 만도 했습니다.
17세에 학교를 졸업하여 성인이 되는 북한의 학생들은 거의 세 갈래의 진로로 사회에 나가게 됩니다. 한 부류는
군대를 가는 것이고(남자는 필수, 여자는 오히려 빽이 있어야 갈 수 있음) 다른 한 부류는 시험을 치른 뒤 대학을 가고 남은 한 부류는 바로
시에서 배치하는 직장으로 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진로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바로 학교 담임선생님이니,
학교에서의 비리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순수하기만 했던 제가 너무나 세상과 ‘죄인의 속성’을 잘 몰랐던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사회에 발을 내딛게 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승진은 계급사회인 북한에서 살아남는 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승진하기 위해서는 가정성분이 좋아야 하는데 가족대대로 꼬리표(사회주의체제에 저해되는 세력이 집안에 있거나 처형되었다는 기록이 문서에 남아있는
가족들을 일컫는 말-월남자 가족, 처단자 가족 등)가 따라다니는 사람들은 출세의 꿈은 포기해야 했고 다만 승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인
‘당원’(당에 가입)이 되는 첫 관문을 통과하려고 애를 쓰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북한에서의 경쟁은 누가 국가에서 내린 명령을 최단기간 내에, 질적으로 잘 이행하냐 즉 사상(충성심)적인
것이었지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성공의 기준인 자본주의와는 근본적으로 달랐습니다. <계속>
[오 테레사 선교사 / ot20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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