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0일 일요일

아브라함 이야기

 

 

선지자 아브라함 / 창 20:1-7 (상)


창세기 20장은 다시 아브라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랄로 간 아브라함
1절에 보면, “아브라함이 거기서 네게브 땅으로 옮겨가 가데스와 술 사이 그랄에 거류하며”라고 나와 있습니다. 여기서 ‘네게브’는 남쪽을 의미하며, ‘그랄’은 서쪽을 의미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말하면 남서쪽으로 옮겨갔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18:1절에 나오는 ‘마므레’에서 남서쪽인 블레셋 사람의 지역 ‘그랄’로 옮겨갔다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이동한 이유는 나와 있지 않지만 창 12:10의 말씀에 비추어볼 때, 아마도 양들을 먹일 풀을 찾기 위해 남쪽으로 옮겨갔을 것입니다.

문제를 만난 아브라함그런데 옮겨간 곳에서 아브라함은 문제를 만나게 됩니다: “그의 아내 사라를 자기 누이라 하였으므로 그랄 왕 아비멜렉이 사람을 보내어 사라를 데려갔더니” (2절). 즉, 그랄 사람들에게 사라를 누이동생으로 소개했는데 그 일 때문에 사라가 그만 아비멜렉의 후궁으로 들어가게 된 것입니다.

이집트 사건과의 유사성
2절의 말씀은 창 12:10-20절의 말씀을 생각나게 하기 때문에 어떤 학자들은 서로 다른 전통을 가진 자료들을 수집하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자료의 중복으로 설명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성경의 이야기가 구전되어 내려오다가 문서로 기록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편집을 하였다면, 중복되고 비슷해 보이는 이야기는 누가 보더라도 이야기를 짜맞추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둘 중 하나만 선택하였을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약점
만약 본문의 말씀이 같은 사건의 다른 버전이 아니라면, 이것은 아브라함의 약점을 우리에게 설명해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인간의 실수는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약점이 있습니다. 신체적인 약점이 건강이 약해질 때 제일 먼저 나타나는 것처럼, 영적인 약점도 주변의 어려움 때문에 우리의 믿음이 약해지면, 가장 먼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약점은 두려움과 거짓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결단력도 좋았고, 참고 인내할 줄도 알았지만, 자기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어려움이 닥쳐올 때, 두려워했고,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거짓말을 했던 것입니다.

꾸짖지 않으시는 하나님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아브라함이 믿음이 약해져 가나안을 떠나고, 목숨을 보전하고자 거짓말을 했을 때에도, 하나님은 한 번도 그를 직접적으로 꾸짖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대신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그에게 하나님의 뜻을 알려주십니다: “그 밤에 하나님이 아비멜렉에게 현몽하시고 그에게 이르시되 네가 데려간 이 여인으로 말미암아 네가 죽으리니 그는 남편이 있는 여자임이라” (3절). 여기서 ‘네가 죽으리니’라는 말은 아비멜렉이 병들었음을 암시합니다. 즉, 아브라함의 말을 듣고, 사라를 후궁으로 들인 아비멜렉이 갑자기 병들었고, 병의 원인이 남편있는 여자 때문이라는 것을 아비멜렉이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아비멜렉의 집에는 불임의 문제까지 생겼습니다: “여호와께서 이왕에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의 일로 아비멜렉의 집의 모든 태를 닫으셨음이더라” (18절). 그 결과 아비멜렉은 사라를 가까이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비멜렉이 그 여인을 가까이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4절).

아비멜렉의 항변죽을 병에 걸리자, 아비멜렉은 억울하다고 하나님께 항변을 합니다: “주여 주께서 의로운 백성도 멸하시나이까 그가 나에게 이는 내 누이라고 하지 아니하였나이까 그 여인도 그는 내 오라비라 하였사오니 나는 온전한 마음과 깨끗한 손으로 이렇게 하였나이다” (4-5절). 여기서 ‘의롭다’는 것은 히브리어로 ‘차디크’ (ṣaddı̂q)이며 ‘righteous’를 뜻합니다. 그리고, ‘온전한 마음’이란 히브리어로 ‘톰-레바브’이며 ‘perfection of heart’를 의미합니다. 특히 두 번째 단어는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 (창 17:1)과 의로운 욥 (욥 1:1, 8)을 지칭할 때 쓰일 정도로 굉장한 단어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아비멜렉이 자신의 ‘온전한 마음’을 주장했을 뿐 아니라, 하나님도 아비멜렉의 온전함을 인정하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꿈에 또 그에게 이르시되 네가 온전한 마음으로 이렇게 한 줄을 나도 알았으므로 너를 막아 내게 범죄하지 아니하게 하였나니 이 여인에게 가까이 하지 못하게 함이 이 때문이니라” (6절). 왜 하나님께서 잘못도 없는 아비멜렉에게 어려움을 주었는지에 대해서는 다음 주에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기수 목사 / 캐나다중앙교회 / 778-237-8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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