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에서 주님을 맞으리
결혼해서 그때까지 늘 사역지 결정은 나의 주도하에 이루어졌다. 아내는 묵묵히 순종, 그냥 따라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 번엔 상황이 달랐다. 아내가 개인적으로 하나님의 인도를 받아 자신을 향한 부르심과 사명을 분명히 확신하고 받아들이도록 기다려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는 최전방의 개척사역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내의 입에서 “그렇게 고민만 하지 말고 한 번 가보기라도
해요!”하는 것이다. 감사하기도 하고 흥분되기도 했다. 왜냐하면 카라칼팍스탄으로 우리 가정을 부르셨다면 분명히 그 땅을 밟을 때 아내에게도
말씀하실 것 때문이었다.
정탐여행을 준비했다. 목적지인 누쿠스까지는 두 개의 사막을 건너야 한다. 그래서 제일 먼저 챙긴 것은 20리터
짜리 스페어 기름통 두 개였다. 그 당시 물류상태가 좋지 않아 어디든지 주유소가 보이면 차에 기름을 넣고 스페어 통에 가득 채워야 했기
때문이었다. 1996년 12월 18일 사역지 정탐을 출발했다. 첫 날은 사마르칸트에서 사역하는 동기목사의 집에서 묶었다. 교회개척이 시작되어
부흥되자 교회당을 완공하여 입당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내가 본당으로 들어가려고 문을 여는 순간에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다. “이제 내가 네게
내 양떼를 맡길 것이다.” 너무도 감사했다. 분명히 하나님이 그 땅을 향하여 우리를 보내신다고 다시 확인하여 주신
것이다.
동기목사는 오지로 사역지 정탐을 가는 우리 가정을 위해 축복하며 정성껏 대접을 해 주었다. 이른 아침을 출발해 하루 종일 끝없이 펼쳐진 광야와 사막을 달렸다. 간간히 흩어진 낙타들이 보이고, 척박하기만 한 광야에 메마른 잡목들에서 입을 뜯는 양떼들이 애처로워 보였다. 해가 저물어갈 즈음에 아무다리야 강에 도착했다. 저 강을 건너면 우르겐치겠지! 그런데 갑자기 국경검문소가 나오더니 총을 든 군인들이 다가와 여권을 제시하라는 것이다.
동기목사는 오지로 사역지 정탐을 가는 우리 가정을 위해 축복하며 정성껏 대접을 해 주었다. 이른 아침을 출발해 하루 종일 끝없이 펼쳐진 광야와 사막을 달렸다. 간간히 흩어진 낙타들이 보이고, 척박하기만 한 광야에 메마른 잡목들에서 입을 뜯는 양떼들이 애처로워 보였다. 해가 저물어갈 즈음에 아무다리야 강에 도착했다. 저 강을 건너면 우르겐치겠지! 그런데 갑자기 국경검문소가 나오더니 총을 든 군인들이 다가와 여권을 제시하라는 것이다.

화가 나서 뚜껑이 열릴 지경이었으나 다 소용없는 일. 나는 주님께 기도를 했다. “강을 건너 저 도시로 들어가게만
해주세요. 들어가서 이 기름을 다 쏟아버리더라도 저기까지 가긴 가야 합니다.” 그러자 이상하게도 헐떡이던 엔진이 조금 진정되더니 차가 굴러가기
시작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이 선교사님은 한 밤에 도착한 우리를 보자 할렐루야를 외치며 눈물로 아내와 아이들을 꼬옥 껴 앉아 주었다. 한
밤 중 차려낸 식탁에서 함께 감사기도를 드렸다. 기도 중에 이 막막한 땅에 여자 혼자 몸으로 사역을 하는 그 외로움이 절절히 느껴져 참으려 해도
떠진 샘처럼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선교사님은 외로움에 치질 즈음이면 가끔씩 200키로 떨어진 누쿠스에 살고 있는 동료
사역자인 예림이네로 버스를 타고 다녀온다고 했다. 그렇게 한국말을 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날아간다고.
그 예림이네가 사는 목적지인 누쿠스를 향해 다시 출발했다. 조금이라도 습기가 있는 곳이면 마치 눈이 온 것 처럼
흰 소금들이 엉겨 붙어있었다. 서쪽으로 향하자 온 땅에 눈이 날리듯 소금들이 내려앉고 있었다. 염호인 아랄해가 마르면서 만들어진 소금이 바람을
타고 날라오고 있는 것이다.
마침내 도착한 목적인 누쿠스는 사막 가운데 세워져 아랄해의 몰락과 함께 도시전체가 생기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빛 바랜 회색 도시였다. 겨울이라 더 음산해 보였던 것 같다. 그곳에 가장 먼저 들어와 문서사역을 준비하고 있는 예림이네 가정이 우리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었다. 약속장소에 차를 세우고 둘러보았으나 나오기로 한 예림 아빠는 보이질 않았다. 그런데 건너 편에서 현지인 한 사람이 옅은 미소를 띠며 도로를 건너오고 있었다. 콧수염을 기르고 검은 양털모자를 쓴 카작 사람이었다. 나를 향해 다가오는 그 사람에게 나는 생각없이 소련말로 인사를 했다. 예림이네가 보낸 현지인 조력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 사람이 나를 향해 한국말로 “정 목사님, 저 아무개입니
다.”라고 한다. 완전히 현지화가 되어 분간할
수 가 없었다.
마침내 도착한 목적인 누쿠스는 사막 가운데 세워져 아랄해의 몰락과 함께 도시전체가 생기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빛 바랜 회색 도시였다. 겨울이라 더 음산해 보였던 것 같다. 그곳에 가장 먼저 들어와 문서사역을 준비하고 있는 예림이네 가정이 우리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었다. 약속장소에 차를 세우고 둘러보았으나 나오기로 한 예림 아빠는 보이질 않았다. 그런데 건너 편에서 현지인 한 사람이 옅은 미소를 띠며 도로를 건너오고 있었다. 콧수염을 기르고 검은 양털모자를 쓴 카작 사람이었다. 나를 향해 다가오는 그 사람에게 나는 생각없이 소련말로 인사를 했다. 예림이네가 보낸 현지인 조력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 사람이 나를 향해 한국말로 “정 목사님, 저 아무개입니

시내 나온 김에 시장을 보고 집으로 가자고 해서 시장구경부터 했다. 그리고 작은 중심지를 돌아 보았다. 내 마음에
비친 이 도시의 첫인상은 영양실조였다. 추위에 온몸을 가린 사람들의 얼굴엔 생기와 소망의 그림자는 보이질 않았다. 나는 예림이네로 향하는 그
시간 더욱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어린 아이 셋을 데리고 이곳까지 왔단 말인가? 어떤 은혜에 매여, 무슨 부르심에 이끌려 이곳까지 왔단 말인가?’
‘어떻게 어린 아이 셋을 데리고 이곳까지 왔단 말인가? 어떤 은혜에 매여, 무슨 부르심에 이끌려 이곳까지 왔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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