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사람들의 통일에 대한 생각은? (1)
지난주에 우리는 북한 내의 ‘남한열풍’과 더불어 확산되는 ‘북한의 복음화’에 대해 나눴습니다. 이 맥락에서
계속하여 나누기 원하는데요, 북한의 복음화는 우리 모두 바라는 것이고 또 북한의 ‘남한화’는 어떤 의미에서의 자생적인 ‘통일연습’으로 보여지기에
다소 안도감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지극히 한쪽만의 통일연습이지 남과 북에 사는 사람들이 그리는 통일의 합은 아니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로부터 우리는 북한사람들은 어떤 통일을 꿈꾸며 그들이 그리는 통일은 과연 우리 남한 사람들이 또는 세계에 흩어져있는 디아스포라 코리안들이
생각하는 ‘통일’ 그것과 어떤 차이가 있으며 어떤 공통점이 있을지 생각해봐야 함이 마땅할 것입니다. 북한 안에서도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과 또 돈
맛에 길들여져 가는 주민들이 생각하는 통일이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또 해외에 나와 있는 탈북민들이 생각하는 통일의 그림도 있겠지요. 사람은
무엇을 보고 있느냐에 따라서 세계관이 형성되기도 하는데, 북한 내에 또는 북한 외부에 사는 북한인들의 통일에 대한 그림이 정말 궁금하고 또
이것은 ‘통일을 생각하는 우리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안이기도 합니다.
북한사람들에게도 ‘통일의 소원’이 있음을 기억해주십시오!
대한민국에 2만 5천명의 탈북민들이 있고 그 중에 사역자와 목회자들을 포함하여 신학을 하는 탈북민은 100여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기독교계에서 하는 통일관련된 행사에 가보면 아직 탈북민들의 통일에 대한 생각을 전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자리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과연 2만 5천명이 생각하는 ‘통일’은 어떤 것일까요? 잠시 고향의 자리로 돌아가 봅니다. 제게
‘통일’이라는 이슈가 감격으로 몰려왔던 것은 1989년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이 평양에서 열렸을 때의 일입니다. 그때 TV에서 나오는 한국의
전대협 대표 ‘임수경’씨의 등장은 그야 말로 환호할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 동족이고 내 동포라고 생각했던 ‘남조선사람’의
얼굴을 보았고 또 목소리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정말 정치적인 어떤 것도 모르기에 순수할 수밖에 없었던 10대 시절 제게 그려진 ‘통일’의 그림은
감격 그 자체였습니다. 티비 스크린 속에 비춰진 수많은 평양시민들의 열광하는 모습과 임수경씨의 손을 잡고 눈물 흘리던 광
경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이곳
한국에 와서 그때의 일을 돌이켜보며 어쩌면 손잡고 우시는 많은 분들 중에 모르긴 해도 ‘이산가족’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들이 친지는
아니지만 남쪽에서 올라온 사람의 얼굴을 보고 손을 만질 때의 감격이 어떤 것이었을까 라는 상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제가 10대이던 시대와 지금은 많이 달라졌고 그래서 자본주의 시스템에 익숙해진 우리 북쪽에 있는 분들의 ‘통일’에
대한 생각도 상당히 달라졌겠지만 분명한 것은 일반 백성들에게 있어서 ‘통일’은 정치적인 것을 뛰어넘은 ‘한 혈육, 한 민족’으로서의 깊은
갈망에서부터 우러나오는 것임을 북에서 살았던 일인으로서 확신하는 부분입니다. 또한 지금 북쪽 사람들도 남한이 얼마나 잘 살고 있는지 잘 알고
있기에 더더욱 잘 살고 있는 남한이 우리와 한 민족이라는 자부심에 더욱 같이 살고 싶어할지도 모릅니다. 그럴진대 전쟁시대에 헤어진 이산가족과 또
전쟁 없는 시기에 본의 아니게 흩어지고 나뉘어진 지금의 이산가족(탈북민들과 그의 가족들)들의 ‘통일’에 대한 열망이야 말을 해 뭐하겠습니까.
통일! 누구에게는 관심도 없는 아무것도 아닌 일일지 모르지만 그 누군가에게는 수십년의 눈물을 흘리며 가슴을 쓸어내린 ‘애증의 강’을 건넌 상처의
자국이기도 합니다.
북한 사람들에게 통일은 내 혈육이기에 이뤄져야 하는 갈망이기도 하겠지만 결코 누구에게 강압적으로 또는 북한의 모든
문화와 북한 사람들의 생각이 무시되어 진채 이루어지는 통일은 더더욱 아닐 것입니다. (계속)
[오 테레사 선교사 / ot20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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