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움에는 끝이 없고 배우기를 즐거워하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제 삶의 모토 중에 하나가 평생학습자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매주 목요일마다 함께 모여 성경을 공부하는 동역자
모임을 좋아합니다. 비슷한 또래들이 모여서 성경을 공부하고 신학을 연구하며 목회적 고민을 나누고 함께 기도하는 모임입니다. 모임이 시작된 지
벌써 수년이 흘렀지만 변함없는 우리 모임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미국 밸링햄에 있는 교회에서 ‘국경의
밤’이라는 모임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미주개혁교회(CRC) 교단에 소속된 한인 목사님들이 모여서 공부하는 모임입니다. 이 달에는 특별히 도르트
신학교에서 교수로 수고하시는 심재승 목사님이 오셔서 함께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 이 글도 공부를 마치고 깊은 밤에
숙소에서 쓰고 있습니다.
유행가 vs classic
유행가는 시대의 정서를 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가사와 리듬이 우리의 가슴을 파고들어 즐거움과 위로를
주기고 하고, 때론 눈물을 흘리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목사가 유행가를 듣는다고 하면 좋게 보지 않는 분들도 있지만, 유행가보다 고상하게
생각하는 클래식 음악도 사실은 그 당시 유행가였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쉽게 사라지지 않고 오랜 동안 감동을 줄 때 클래식이 되는 겁니다.
요즘 우리 시대에 유행하는 노래들은 들을 때는 좋은데 클래식이 될 만한 곡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크게 히트한 곡도 그 유효기간이 너무
짧습니다.
우리의 신앙과 신학은 클래식이 돼야 합니다.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은 1563년 청년들을 가르치기 위한 도구로, 그 지역 교회들의 설교를 위한 가이드로서,
다양한 개신교회들 사이의 통일된 신앙고백의 형태로 작성된 것입니다. 올해로 450년이 됩니다. 우리와 지역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거기에다
아주 오래된 신앙고백서를 공부하면서 느끼는 것은 클래식과 같이 지금까지도 우리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참 신앙의 깊이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해
아래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하는 신앙의 고민도 예전에 선진들이 다 했던 것입니다. 삶 가운데 부딪쳐 오는 문제에 대한 진지한 신앙의
고민과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입니다.
한인교회도 이제는 유행가 보다는 클래식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한국교회가 짧은 역사에 비해 엄청난 부흥을 이루었습니다. 전 세계 역사 가운데 이런 경우가 없었습니다. 정말
하나님의 특별한 축복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들이 한국에 수 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유행가처럼 크게 히트
했다가 쉽게 잊혀 지지는 않을까 염려가 됩니다. 이번에 세미나를 하면서 드는 생각은,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하나님으로부터 큰 축복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왜,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과 같은 신앙고백을 자체적으로 만들지 못할까라는 아쉬움입니다.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큰 사랑을 받은 만큼 후대에도
영향력을 끼치는 교회가 되려면 더 많이 성숙해야 합니다. 그 시작이 저희 교회에서부터 그리고 여러분의 교회에서부터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오세규 목사 / 밴쿠버오늘교회 / 778-887-8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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