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이가 죽어야 교회가 산다!?

돌아온 대답은 너무도 황당하고 당황스러운 것이었다. 수요일 성경공부를 인도하던 볼료자가 자신들과 같은 늙은이들은
다 죽어야 교회가 산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 말로 인해 나이든 사람들은 굳이 교회에 다니면서 젊은 사람들이 죽어주길 바라는 처지가 될 바엔 그냥
집에서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교회를 안 나오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늙은이들이 젊은 사람들에게 걸림돌이 될 바엔 젊은 사람들끼리 잘 하면
될 것 아니냐며 섭섭함을 토했다.
교회 개척은 과부들 몇 사람으로 시작했지만 그 들 중엔 세상에서 유력한 사람들도 있었다. 볼료자는 유난히
장유유서의 전통이 강한 그 지역에서 나이도 있고 사회적인 지위도 있는 몇 사람이 교회를 좌지우지 한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한편 개척초기에
열심이던 연세드신 분들은 청년세대가 부흥하게 되어 젊은 리더들이 세워지자 선교사까지도 젊으니 서로 짝짜꿍이 되어 자신들에게는 소원한 것 같아
서운했던 모양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늙은이가 다 죽어야 교회가 산다는 말은 도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 나는 볼료자를 불러
자초지종을 물어보았다. 내용은 이렇다.
볼료자가 예수를 믿은 지 육개월 쯤 되었을 때 현지인 의식개혁을 위해 한국의 가나안농군학교에서 초청프로그램이
있었다. 볼료자는 교회의 젊은이 한 사람과 함께 한국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 훈련을 마치고 어느 목사님 댁에 묵게 되었는데 그 목사님은
“여러분이 죽어야 선교지의 교회가 삽니다”라며 몇 번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요성경공부 시간에 한국에서 들었던 그 말씀을 성도들에게
그대로 전했다는 것이다. “여러분이 죽어야 교회가 삽니다.”라고.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나니 그런즉 이제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갈2:20)
이제 나의 할 일은 자신을 죽여야 한다는 말씀의 의미가 무엇인지 깨우치고 어떻게 사는 것이 죽는 것인지를 본으로
보여 주어야 하는 것이었다.
몇 주 동안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 그 안에서 내가 죽고 산 의미가 무엇인지를 설명했다. 시간이 흐르자 이해가
되었는지 모두가 숙연해졌다. 진정 죽어야 한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한 것 같았다. 그러나 머리로 이해가 되고 그렇게 소원하는 바이지만 나
자신이나 그들이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니었다. 아직도 내가 펄펄 살아있지 않는가!
얼마 전 미국에서 선교강의를 하러 왔던 한 선교사가 이런 말을 했다. 가장 무섭고 끔찍한 일 중의 하나가 죽다가 덜 죽은 일이라며 진정한 제자가 되려면 완전히 죽어야 한다며 이런 일화를 들려 주었다.
얼마 전 미국에서 선교강의를 하러 왔던 한 선교사가 이런 말을 했다. 가장 무섭고 끔찍한 일 중의 하나가 죽다가 덜 죽은 일이라며 진정한 제자가 되려면 완전히 죽어야 한다며 이런 일화를 들려 주었다.
그 자신이 시골에 살 때 명절에 닭을 잡다가 놓쳐 닭이 모가지가 꺽인 채로 피를 흘리며 온 마당을 뛰어다니게
되었다고 한다. 흔들거리는 머리와 부릅뜬 눈으로 뛰어 다니는 그 모습이 차마 눈뜨고는 볼 수 없는 목불인견이었다고 한다. 죽으려면 완전히 죽어야
하는데 덜 죽어서 혐오스런 모습으로 살아가는 인생은 아닌가?
이 사건 이후에 교회는 안정이 되었고 신실한 젊은 사람들이 세워져 가고 있었다. 그러나 개척초기부터 열심으로
섬기던 교장출신의 할머니 한 분이 교회에서 자신의 입지가 약해지자 교회의 결정에 사사건건 불만을 토하기 시작했다. 자신은 뜻이 맞는 사람들과
다른 교회를 개척하겠다며 공공연히 떠들고 다녔다. 그 분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일부 성도들은 난감한 입장이었다. 신앙적으로 판단하면 간단한
일이었지만 오래 인간적인 관계로 얽혀 있던 지역교회에서 네 편, 내 편을 가르는 상황이 벌어지자 곤욕스러운 입장이었다. 그래서 결국 얼마의
성도들은 교회를 떠나 새로운 모임을 시작했다. 나는 선교지에서 처음으로 교회의 분립이라는 쓰라린 경험을 하게 되었다.
죽어야 할 우리가 죽지 않아 지금도 하나님과 그 분의 일을 거스르고 있지는 않는지?
죽어야 할 우리가 죽지 않아 지금도 하나님과 그 분의 일을 거스르고 있지는 않는지?
[SEED Canada 대표 / 778-316-3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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