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1일 토요일

교리문답ㆍ구속사적 설교 회복 절실






강단의 변화가 교회 개혁의 시작


이단, 신비주의, 번영신학, 신앙과 삶의 분리, 윤리 문제 등 한국 교회는 올바른 신앙 정립의 부재로 발생하는 복합적인 문제들로 영적 능력을 상실해가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와 같은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한국설교학회(회장 정창균 교수 / 합신대)가 최근 개최한 제16차 정기학술대회에 발제자로 참석한 설교학자들은 교리문답 설교를 비롯해 구속사적 설교 등 강단의 변화에서부터 교회 개혁이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환 교수(웨신대)는 잃어버린 신앙 유산인 교리문답 설교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성도들이 각종 이단의 사설에 현혹되고, 예언이나 환상, 신비체험 등과 같은 신비주의에 빠지는 이유는 목회자들이 성경을 왜곡해서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라며 “성도들이 이단과 신비주의에 맞서 신앙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세우게 하려면 교리문답 설교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목회자들 가운데 교리의 중요성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문제다. 교리 연구는 지적인 것을 추구할 뿐, 영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 신학 지식을 많이 습득할 수 있지만 신앙과 삶의 괴리 현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 다양한 논쟁을 불러와 다투거나 자신이 속한 특정 교파만 옳다며 편파적인 성향을 갖는다는 것, 교리 연구가 때로는 말씀의 참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는 것 등이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교리 연구는 비록 지적인 면에 많은 비중을 두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신자가 살아가고자 하는 열심과 성숙을 보일 수 있다”며 지적 노력 없이 영적 성숙을 이룰 수 없다고 역설했다. 즉, 올바른 교리 연구를 통해 자신의 신학(신앙)을 점검할 수 있기 때문에 신학의 오류에서 벗어날 수 있고, 신앙적 반성이 각자의 삶에 반영돼 보다 성경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교리문답 설교는 자칫 성도에게 지루함, 딱딱함, 심지어 교리의 주입과 강요함으로 인식될 수 있다. 따라서 목회자들은 교리문답 설교 계획을 철저하게 세워야 한다. 박 교수는 어떤 교리문답이나 신경, 그리고 신앙고백서를 설교를 통해 가르치고자 할 때, 각각의 구조나 특성을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이미 52주에 걸쳐 설교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그렇다고 52주에 맞춰 모두 가르칠 필요는 없다. 129개의 질문과 답으로도 구성돼 있어 129 주일에 나눠 가르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 다른 교리문답서들이나 신앙고백, 신조들도 마찬가지다.

박 교수는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는 목회자가 판단할 수 있지만 단순하고, 쉽고, 빠른 것을 원하는 세대에 맞춘다면 몇 개의 항목을 엮어 가르치기보다는 한 주에 한 항목씩 가르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제시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연속적으로 설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이 어렵다면 교회력에 따라 교리문답을 재배치해 설교할 수 있고, 교리문답서들의 내용 가운데 사회의 이슈들에 해답을 줄 수 있는 교리문답 항목을 엮어 시리즈 설교를 구성할 수도 있다. 박 교수는 “한국 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의 개혁과 변화를 위해 잃어버린 신앙유산인 교리문답 설교를 회복해야 한다”며 “교리문답 설교 운동이 일어날 때 한국 교회의 힘과 능력이 회복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조상현 목사(제자삼는교회)는 구속사적 설교를 통해 윤리 행위를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목사는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가는 구속의 역사라고 하는 성경신학의 관점에서 특정 본문을 해석하는 구속사적 설교가 ‘여기와 지금’의 청중에게 소홀하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며 “하나님의 구속사는 개인의 구원뿐만 아니라 구원받은 이들로 구성되는 신앙공동체를 지향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조 목사는 구속사적 설교는 하나님의 구속 사역을 선포할 뿐만 아니라 윤리 행위를 촉구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객관적 구속사만 드러낸다면 구속의 사건을 경험했던 성경 인물들의 반응과 삶의 모습은 철저히 배제될 수 있고, 그들의 삶을 통해 오늘의 성도들이 깨달을 수 있는 교훈을 완전히 무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속사는 하나님의 활동과 그것에 대한 인간의 반응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구속사 자체가 윤리적 행위를 촉구하는 설교의 정당성을 지지해준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구속사적 설교는 단순히 구속사를 드러내려고 하는 차원을 넘어서 그 내용이 청중의 삶과 구체적으로 관련을 맺을 수 있어야 한다. 조 목사는 “하나님의 구속 사역을 통해 그것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일으키고자 하셨고, 또 요구하시며 기대하셨던 변화가 무엇인지 살펴서 오늘의 청중들에게도 동일한 하나님의 구속사건이 재현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구속사적 설교가 반드시 윤리적 행위를 촉구하는 설교이어야 함은 성경 자체가 입증해주고 있다”며 “예수님도 산상수훈을 통해 구체적인 윤리적 행동을 촉구하셨다”고 덧붙였다. 결국 구속사적 설교는 성도 개인이 구속받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합당한 삶을 살 것을 촉구하고, 공동체적인 윤리 행위까지 촉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 목사는 구속사적 설교는 하나님과 성도 개인의 만남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구속사를 실현해 가는 현장인 신앙 공동체를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교는 개인의 변화와 함께 신앙 공동체를 세워가도록 하는 이중적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구속사적 설교의 메시지는 단순히 성도 개개인의 구원과 윤리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차원을 넘어 신앙 공동체 전체가 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신앙 공동체 전체의 윤리적 성숙과 헌신으로 이끌어 ‘세상의 소금과 빛’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는 교회로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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