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엘 오스틴의 설교 스타일과 ‘긍정의 힘’ 비판
총신대 류응렬 교수, 한국설교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엘 오스틴(Joel Osteen)의 ‘긍정의 힘’이라는 책을 모르는 목회자가 있을까. 지난 2006년 한국에서만 50만 부 이상이 팔린 책이다. 세계적인 기독교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그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큰 교회인 레이크우드교회 담임목사이며, 방송가다. 특히 전 세계 100여 개의 나라에서 텔레비전과 인터넷 방송 매체를 통해 그의 설교를 듣는 이가 1천만 명 이상이 된다.
이제 오스틴은 한 사람의 목회를 넘어 기독교의 아이콘처럼 자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목회자들이 그의 목회적 성공을 찬양하고, 점점 약화돼 가는 기독교 세계에 ‘성장’이라는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킨 구원투수로 이해한다.
하지만 몇 해 전 한국을 방문한 미국 고든콘웰신학대학원에서 설교학을 가르치는 해돈 로빈슨(Haddon Robinson) 박사는 오스틴을 향해 ‘이단’이라는 말을 서슴지 않고 내뱉었다. 그리고 최근 오스틴의 설교는 성경을 왜곡되게 해석하고,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사라진 복음, 번영신학과 자아성취를 위한 강연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한국설교학회(회장 정창균 교수, 합신대)가 지난 26일 감신대에서 ‘번영신학과 기독교 설교’를 주제로 개최한 제15차 정기학술대회에 발제자로 나선 류응렬 교수(총신대)는 조엘 오스틴의 설교를 강하게 비판했다.
류 교수는 먼저, 오스틴의 설교전달력만큼은 높게 평가했다. 그는 “오스틴의 설교가 사람들의 가슴에 스며드는 이유는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있다”며 “그의 설교를 듣는 사람은 쉽다, 단순하다, 실제적이다, 적절하다. 재미있다 등의 의견을 보인다. 이는 설교가 성경을 해석하거나 교리나 논리적인 것을 피하고 삶의 이야기에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류 교수는 “한 주제에 집요한 집중을 하는 오스틴은 반복적인 예화를 통해 스토리의 주제와 흥미를 고취하며 청중을 사로잡는다”며 “그의 설교전달은 치밀하게 계획되고, 완벽하게 훈련된 하나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스틴에게 있어서 성경은 고백적 차원에 머물고 있을 뿐 구원과 성화를 위한 말씀으로서의 권위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즉, 오스틴의 설교는 전혀 성경에 근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류 교수는 “오스틴은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고백이 아니라 성경을 통해 자아상을 확립하고 성경이 말하는 축복을 누릴 수 있다고 고백한다”며 “오스틴이 설교하러 강단에 오를 때마다 성경을 들고 고백하는 ‘성경에서 내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할 수 있습니다’라는 말은 성경을 마치 자기 계발서의 모토로 여기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스틴의 설교제목은 성경에 대한 내용은 전무하고 삶과 직결되는 제목으로 채워지고 있으며, 성경적인 근거나 배경 없이 하나의 강연 같은 설교를 진행한다고 비판했으며, 성경본문을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의도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설교 주제에 맞춰 성경구절을 필요한대로 인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 교수는 “성경은 설교의 주제나 출발도 되지 않지만 성경을 인용할 때도 앞뒤 문맥을 무시하고 원하는 주제를 위해 단어나 표현에 근거해 끌어간다”며 “성경본문을 인용하고 유익한 말로 청중을 감동시킨다 해도 오스틴의 설교는 성경에 근거한 설교라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오스틴의 설교에는 기독교 설교의 근간인 예수 그리스도의 메시지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류 교수는 “그의 설교는 우리의 죄를 위해 십자가를 진 사건과 죽음을 이기고 영원한 산 소망이 되신 예수님의 복음이 사라지고 없다”며 “인간의 죄성을 전혀 지적하지 않고, 오직 사랑으로 품는 하나님만을 강조하는 그의 가르침은 ‘반쪽 복음’(Sub-Gospel)도 아닌 ‘빈 복음’(Anti-Gospel)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워싱턴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르몬교도들이 기독교인이라고 믿는다고 말한 그의 고백에 대해서도 “오스틴에게는 진정한 신앙을 판단하는 성경적인 기준도 없을 뿐 아니라 아무런 신학적인 책임감 없이 자신의 생각을 비친다”며 “기독교의 유일신을 믿지 않고 다신론을 주장하며 예수 그리스도는 성육신하신 하나님이 아닌 한 인간일 뿐이라고 가르치는 모르몬교를 기독교라고 한 것은 치명적인 오류”라고 비판했다.
오스틴의, 번영신학에 물든 복음에 대해서도 강하게 질타했다. 번영신학의 핵심은 하나님이 건강과 부와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류 교수는 오스틴은 설교를 통해 번영신학을 퍼뜨리는 전령사와 같다고 꼬집었다.
풍요로움, 축복, 챔피언, 건강, 꿈, 행복, 승진, 치유, 기대, 영웅, 승리자, 번영, 성공, 등과 같은 주제가 그의 설교 단골메뉴다. 류 교수는 “오스틴은 번영의 신학을 성경의 인물들을 통해 제시한다”며 “그의 번영신학 대상은 한결같이 영웅적인 인물들의 성공담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일어난 고난이나 과정 혹은 헌신을 정당하게 제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자아 성취와 자기 계발 강연과도 같은 오스틴의 설교도 비판했다. 류 교수는 “오스틴의 설교와 책은 성경에 대한 근거나 기독교적인 배경을 거의 다루지 않고 어떻게 현실의 어둠과 난관을 극복해 자신의 최고를 계발하고, 성취하는지에 집중한다”며 “가끔 제시되는 성경적인 배경이나 구절도 자신의 주제를 위해 이용할 뿐 자아 계발과 성취를 위해 꿈과 적극적인 자기 참여를 강조한다”고 비판했다.
류 교수는 “한 주제를 향한 집중력 있는 스토리와 뛰어난 전달방법은 모든 설교자들이 겸허하게 배워야 하는 점으로 인식되지만 성경을 왜곡되게 해석하고, 그리스도와 십자가가 사라진 복음, 번영신학과 자아성취의 강연처럼 여겨지는 그의 설교는 성경적인 설교와 결별을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의 설교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고, 가시적인 성공을 보이지만 기독교의 복음은 성경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라는 본질을 벗어나서는 존재할 수 없는, 사상체계나 윤리철학이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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