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1일 토요일

4인4색 밴쿠버목양일기



 

5월은 가정의 달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가정은 하나님께서 주신 작은 교회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주일에 어린이 주일을 보내면서 저희 교회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없었습니다. 해당하는 어린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예배시간에 7학년이 된 아이가 자신이 어린이라고 주장했지만 함께 웃고 말았습니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다보니 드는 비용이 없어서 좋았지만, 다른 교회에서 어린이날 행사를 한 사진을 보니 부럽기도 합니다.
제 아이들이 아직 어릴 적에 어린이날이 되면 선물을 사주기 위해 함께 Toys R Us 같은 곳에 가서 쇼핑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다 사줄 수가 없어서 "No, 안돼"라는 말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물건을 집어든 아이가 흔들리는 눈빛으로 "아버지" 부른 후에, "안돼지요?" 하며 스스로 포기하듯 물건을 내렸놓던 모습이 기억이 납니다. 뭐, 가슴 아프거나 그러지는 않았지만 혹시라도 풍족한 다른 친구들과 비교해서 속상해하면 어떻게 해야하나 염려는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적에 록키쪽으로 3번이나 여행을 다녀 왔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그 때의 일들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이제는 충분히 기억하고도 남을 나이가 되었지만, 아이들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보다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더 좋아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에게서 받는 상실감에 대비하여 아내를 향한 의존감이 많이 생깁니다. 청년 목회한다고 매일 청년들과 밤낮으로 어울려 시간을 보낼 때, 아내가 적잖히 속앓이를 했었는지 어느 날엔 늙어서 보자고 협박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잘 참아 주었고, 지금도 잘해줍니다.
이민 생활을 하면서 부부끼리 혹은 부모와 자녀간에 갈등이 있습니다. 저는 신혼 시절에 가정의 소중함을 잘 몰랐습니다. 일과 친구들이 더 좋았습니다. 대부분 한국에서 사회생활을 경험한 아버지들은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없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에 살면서 가장 좋은 점 중에 하나가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는 점입니다. 여기서도 바쁘게 일하셔서 시간 내기가 힘든 분들도 있지만 그래도 한국의 상황 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는 남편 또는 아내와 아이들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합니다. 더불어 흐르는 시간에 따라 주어진 현실에도 순응을 해야 합니다. 이번에 가정의 달을 맞으면서, 저는 아내를 향해 감사와 사랑을 더 표현하며 살려고 합니다.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아이들과 더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우리 교회에도 진짜 어린이들이 많이 생겨서 어린이 날에 축하해주고 축복해 줄 수 있는 시간이 올거라 믿습니다.
창밖으로 시원한 바람에 푸르른 나무가지들이 춤을 춥니다. 우리네 가정도 서로 사랑하면, 기쁨 가운데 행복으로 춤추게 될 것입니다. 가정의 달에 가족의 소중함을 더 많이 생각할 수 있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오세규 목사 / 밴쿠버오늘교회 / 778-887-8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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