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6일 목요일

‘NGO 푸른나무’ 6년여 북한 사랑이 일궜다



 

北, 장애인올림픽 첫 출전

밴쿠버에 본부를 둔 국제 NGO, 푸른나무 후원으로



북한이 국제 비정부기구 ‘푸른나무’(Green Tree)의 도움을 받아 8월 29일 열리는 영국 런던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마스코트)에 처음으로 참가한다. 푸른나무는 캐나다 밴쿠버에 본부를 둔 국제 NGO로 북한 장애인 및 고아원 지원사업을 주로 해왔다. 푸른나무 대표 곽수광(52) 목사는 30일 “런던 장애인올림픽에 북한 장애인선수단 24명이 참가한다”면서 “이들의 왕복 항공료와 체재비 미화 7만 달러(약 8000만원) 정도를 푸른나무에서 지원키로 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재정 부족 등으로 그동안 패럴림픽에 참가하지 못했으나 이번에 푸른나무의 후원으로 첫 참가가 가능하게 됐다. 출전선수는 수영의 임주성(17) 한 명뿐이지만 탁구 등 다른 종목 선수 4명이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의 초청으로 경기를 참관할 수 있게 됐다. 임 선수는 5세 때 왼팔과 왼다리를 잃은 장애인으로 런던 대회에서 S6(지체장애 6등급), SB5(지체장애 5등급) 평영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런던 패럴림픽은 오는 8월 29일부터 9월 9일까지 열린다.

북한 선수단은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 단일팀 우승 주역인 북한 인민영웅 이분희(44)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이 이끈다. 수차례 방북하며 선수단 지원 실무를 도맡아온 신영순(미국명 수 킨슬러) 푸른나무 협력선교사도 공식 일원으로 북한 선수단과 동행한다.

최근 영국 언론은 임 선수의 출전에 평양 주재 영국대사관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지만 영국대사관은 임 선수가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예선대회에 참가했을 때 항공료만 댔을 뿐이다.

임 선수를 비롯한 북한 선수단 전원의 국제경기 참가는 푸른나무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가능해졌다.

북한의 장애인올림픽 참가는 6년간 공을 들인 끝에 나온 결실이다. 푸른나무는 공식적으로는 지난해 설립된 단체지만 곽 목사와 신 선교사 등은 오래전부터 대북지원사업을 벌여왔다. 2007년부터 장애인 체육용품·기자재를 보내줬고 2010년에는 중국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이 서기장 등 북한 체육계 인사 6명을 초청해 참관토록 했다. 장애인 아들을 둔 이 서기장은 이때 큰 감동을 받고 돌아가 장애인 탁구단을 만들었다. 그 영향으로 지난해 조선장애자체육협회가 설립됐다. 이 서기장은 푸른나무 관계자에게 “전에는 내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영웅이었는데 이제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푸른나무는 지난 5월 북한 선수단의 중국 베이징 전지훈련도 지원했다. 전지훈련 때 이 서기장과 현정화(43) 대한탁구협회 전무의 21년 만의 재회도 추진됐으나 한국 정부의 허가가 나지 않아 무산됐다.

신 선교사는 “정치적으로 꽉 막힌 남북관계에서 실낱같이 열려 있는 길은 장애인 분야뿐”이라며 “민족화해의 길을 만들기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북한 선수단과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푸른나무는 북한 장애인뿐 아니라 북한 전역의 고아원 43곳을 돕고 있다. 곽 목사는 “한반도에 살고 있는 크리스천으로서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다”며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그들을 품고 도와줘야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100곳에 푸른나무 디아스포라(흩어진 사람들) 협력센터를 세우는 것이 목표이며 현재 미국 중국 일본 등 13곳에 설립했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은 푸른나무가 평양 시내에 장애인 종합회복센터를 지을 수 있도록 1만3200㎡(4000평)의 땅을 제공했다. 곽 목사는 연내 평양에서 착공식을 열 계획이다. 그는 “해외동포들도 도움을 주고 있지만 역시 남한의 후원이 가장 크고 중요하다”며 “북한 고아들을 먹이고 장애인을 돕는 일에 후원의 손길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kukinews.c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