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가 아닌 ‘방향’으로 승부하라

미국 캔자스 주, 농촌 어느 마을에 갔다. 한 농부가 트랙터로 밭을 갈고 있었다. 그 일이 아주 쉬워보였다. 자신도 트랙터의 운전대를 잡았다. 밭이랑을 따라 열심히 몰았다. 결과는 아주 비참했다. 밭이랑이 지그재그로 파여져 있었다. 농부가 이를 보고 충고했다. “자네는 딱 한 가지를 실수했네. 바로 가고자 하는 사람은, 남이 갈아놓은 밭고랑을 보고 가서는 안 되네, 먼 산을 똑 바로 주시하고 가야 한다네!” 방향성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이야기다.
리더십(leadership)이란 말의 의미는 “바르고 옳다고 믿는 어떤 목적이나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것”이다. 리더십의 의미는 보는 관점에 따라 조금씩 달라 질 수 있다. 그러나 공통적인 요소가 하나있다. 그것은 ‘방향성의 요소’이다. 우리말의 지도력(指導力)이란 말의 의미는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키는 행위’를 말한다. 리더십에 있어서 방향성은 곧 ‘비전’이다. 방향성의 중요성은 성경도 말하는 진리이다. ‘묵시(Vision)가 없으면 백성이 방자히 행한다’(잠29:18). 리더가 길을 잃고, 헤매면서 다른 사람의 길을 인도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진정한 리더는 나침반과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
여호수아의 나이는 이미 100세가 넘었다(수24:29). 자신의 죽음을 직감한 것 같다. 이스라엘의 모든 지도자들을 모았다(수23:2). 그리고 전 이스라엘의 방향을 제시한다. 아주 명료하다. 단순하다. 구체적이다. 광야 40년, 긴 가나안 정복 전쟁을 통해 얻은 엑기스다. “오직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 가까이 하기를 오늘까지 행한 것같이 하라”(수23:8). ‘가까이’ 하라는 말은 히브리어 ‘다바크’ ‘바싹 밀착하다’, ‘견고히 달라붙다’는 의미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좌로나 우로나 치우침이 없이, 하나님의 말씀에 단단히 달라붙어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수23:6). 하나님께 확실히 붙어 있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이, 이스라엘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자, 우리 모두의 방향이다(수23:3,10).
우리는 자주 이런 말을 듣는다. ‘앞만 보고 정신없이 달려왔다’ 언제 해가 뜨는지 그리고 달이 뜨는지도 모르고 왔다고 한다. 열심히 살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인생에는 속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방향’이다. 우리집 아이들과 컴퓨터 축구 게임을 가끔 한다. 처음게임을 시작할 때는 아주 재미있다. 조금 지나면 지루해 진다. 게임이 지루해 지면 내가 하는 것이 있다. 우리 편 선수 한명을 전속력으로 공을 몰아, 우리 골대로 가서 슛을 날려 자살골을 넣게 하는 것이다. 아빠의 이런 행동에 아이들은 어처구니 없어한다. 짜증도 낸다. 화도 낸다. 결국 게임기를 놓고 자리를 떠나 버린다. 아이들이 짜증내는 이유가 무엇인가? 아빠의 잘못된 방향성에 분노하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처럼 속도를 내서 바쁘게 사는 것, 참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내가 지금 무엇 때문에 이렇게 바쁜지를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올바른 방향을 향해 달리고 있는 지도 확인해야 한다. 아무리 번개 같이 빠른 속도의 삶을 산 다해도, 잘못 잡은 방향을 향한 빠른 속도라면 이보다 더 큰 불행이 어디에 있겠는가? 우리에게 주어진 소중한 인생, 속도가 아닌 방향으로 승부하라.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시90:10).
황보창완 목사 (밴쿠버성산교회 청년부) / 778-708-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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