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5일 목요일

목사와 장로 간 갈등, 어떻게 해결할까



직무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권한과 역할 다름 인식해야

영남신대 김승호 교수 주장


‘목사 주도형’ 및 ‘장로 주도형’ 목회 장점 불구하고 한계성 내포
갈등 극복과 협력의 가장 좋은 방법은 서로에 대한 신뢰와 존중

장로들만 없다면 목회할 맛이 날 것이라고 말하는 목사들이 있다. 반면, 장로들은 목사다운 목사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한숨을 내쉰다. 이 때문일까. 결국 목사와 장로는 갈등 및 긴장 관계로 치닫게 된다. 사실 목사와 장로 사이의 갈등과 긴장 관계는 교회 규모에 상관없이 한국 교회 내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영남신대 김승호 교수는 목사와 장로 간 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는 목회 유형을 ‘목사 주도형’과 ‘장로 주도형’으로 구분했다. ‘목사 주도형’은 목사와 장로의 관계를 수직적 관계로 규정한다. 목사는 명령자로, 장로는 목사의 명령을 수행하는 자로 이해한다. 교회를 개척한 목사가 오랫동안 그 교회에서 목회해온 경우 이런 유형을 자주 볼 수 있다.

김 교수는 “이러한 교회들은 목사의 강력한 카리스마 때문에 교회 구성원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교회가 정한 목표를 효과적으로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목사 주도형’은 목사와 장로를 명령과 복종의 관계로 보기 때문에 목사와 장로 간 소통의 부재와 부정적 감정이 쌓여 결국 심각한 충돌이나 위기에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오랜 세월 동안 목사가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고 장로들 위해 군림했던 경우, 은퇴 시에 심각한 갈등관계에 직면하는 경우들이 종종 나타나고 있다. 김 교수는 “장로들이 후임목사를 청빙할 때 이전 목사의 독재와 전횡의 경험을 반복하지 않게 하려면 후임목사 직무와 역할을 상당 부분 제한 축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장로 주도형’은 장로 개인이나 장로그룹을 교회의 주인으로, 목사를 월급 사장이나 피고용자로 보는 유형이다. 장로(장로그룹)가 목사의 직무와 역할의 범위 등을 전반적으로 통제하는 경우도 있다. 결과적으로 장로는 목사의 목회를 협력하는 것이 아닌 견제 혹은 감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김 교수는 “장로가 이전 담임목사의 독단적이고 비민주적인 목회를 경험했거나, 목회자들에 대한 부정적 사고 때문에 목회 협력보다는 견제 및 감시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많은 장로교회들이 이와 같은 ‘장로 주도형’을 선택하고 있다. 목회자들이 당회를 거치지 않는 일방적인 목회방식을 유지하거나 재정유용, 성적탈선 등의 일탈행위로 권위가 상실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목사와 장로의 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보고, 목사의 권위를 기능적 측면에서만 인정하려는 분위기, 영적 지도자로서의 목사에 대한 존경심이나 목사로 안수 받은 사실 자체에 대한 존중감 등이 부족한 분위기도 장로 주도형 교회로 나아가게 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장로 주도형’은 협력에 의한 목회가 아닌 장로의 견제와 감독을 받는 목회가 돼 목사와 장로의 잠재적인 갈등과 문제를 키울 수 있다. 목사가 활기차게 목회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목사 주도형’과 ‘장로 주도형’은 나름의 장점이 있음에도 한계성 때문에 목사와 장로 간 갈등을 완벽하게 해결할 수 없다.

무엇보다 교회 행정의 직무에 대한 목사와 장로 간 이해 차이로 각 사역 부서장이나 부원을 결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부교역자 청빙, 교회 예산 편성 및 집행, 목회자 사례비 및 목회활동비 책정 등 인사 및 제정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갈등양상을 보인다.

그렇다면 목사와 장로 간 관계 개선을 위한 방안은 없을까. 김 교수는 우선 목사와 장로가 각각 자신과 상대방의 직무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회법과 교회문화에 따른 서로 간의 권한과 역할의 다름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목사는 장로들과 함께 목사와 장로의 직무에 대해 지속해서 대화하고, 그 직무를 어떻게 감당하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때 후속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며 “가능하다면 목사와 장로의 직무와 세부적인 역할에 대해 목사와 장로가 함께 문서형태로 작성해 공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헌법에 나타난 장로의 직무도 올바르게 해석해야 한다. 김 교수는 “한국 교회는 장로의 직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교회를 다스리고 돌아보는 일은 목사에게 국한된 직무가 아니라 목사와 장로들 전체로 구성된 당회에 속한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역과 직무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이 할 수 있도록 목사와 장로가 지속해서 교육받는 것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노회 혹은 총회 차원에서 각 지역의 신학교와 협력해 목사와 장로의 직무에 대한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

김 교수는 “여성 장로들을 많이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며 “여성 장로들의 확대는 그 자체로 전통적인 남성 중심으로 된 당회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고, 부드러운 당회 분위기를 조성할 뿐만 아니라 모성적 차원의 사역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매우 유용하다”고 피력했다.

교회 치리에 있어서 목사와 장로 간 갈등을 극복하고 협력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서로에 대한 신뢰와 존중이다. 목사와 장로 모두 인간이기에 인격적 결함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부족한 점이 보여도 사랑으로 덮어주고 협력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서로에 대해 더욱 따뜻한 인간애와 형제애, 동역자 의식을 경험하기 위해 지속적인 만남과 대화를 통해 관계 증진에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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