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2일 금요일

4인4색 밴쿠버목양일기


 
 
 
 
 
 
 
 
 
 
이 세상에는 다양한 직업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목사는 성직자(聖職者)라고 호칭을 합니다. 거룩한 직업이라서 세속적인 직업과는 다르다는 의미입니다. 가장 다른 점은 자신의 삶을 하나님 나라를 위해 헌신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인 욕망을 성취하기 보다는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이 땅에 실현하기 위해 삽니다. 이론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이론과 실제는 좀 차이가 있습니다.
작년 연말에 제가 부목사로 섬겼던 교회의 은퇴목사님께서 연락을 주셨습니다. 써리에 있는 한 양로원에 가서 설교를 할 수 있겠느냐는 부탁이셨습니다. 목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에 비록 먼 거리였지만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해보니 거리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한 달쯤 지나서 양로원이 꽤 많은 돈을 받고 운영되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읍니다. 그러면서 불만이 생겼습니다. 돈을 받고 운영하는 이익단체라면 당연히 수고비로 기름 값 정도는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어떤 기대를 하고 시작한 건 아니었지만 저는 개척교회 목사입니다. 솔직히 기름 값이 부담이 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양로원에 가서 예배만 드리면 신기하게 불만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예배를 드리면서 어르신들이 내뿜어 주시는 은혜가 다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이 컸기 때문입니다. 예배를 드리기 30분 전부터 자발적으로 모여서 찬송을 부르시는 모습, 부족한 젊은 목사의 설교에 아멘을 해주시고, 예배가 끝난 후에도 그냥 가시지 않고 한 분 한 분 제 손을 잡아 주시면 감사하다고 하실 때, 오히려 제가 감사하고 힘이 생겼습니다. 잠시 불만 있었지만 이런 것들이 작은 것에 연연했던 마음을 회개케 하고 기쁨으로 예배를 드리러 가게 했습니다.
 
제 주변에 보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면서도 열심히 목회하는 목사님들이 있습니다. 노스 밴쿠버에서 목회하는 K목사님은 청년 목회를 합니다. 한국에서 어학연수를 온 학생들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교회 재정이 좋을 리가 없습니다. 매달 교회가 유지되어 가는 것이 기적입니다. 당연히 목사로서 받아야할 수입이 적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 다시 돌아갈지도 모르는 청년들을 위해서 새벽마다 기도하고, 열심히 말씀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제가 사정이 생겨서 양로원 사역을 그만 두게 되었는데, 그 일을 사정을 알면서도 흔쾌히 맡아주신 랭리의 K목사님 또한 외진 지역에서 주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묵묵히 수고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분들이 개인의 욕망을 위해 산다면, 이런 일들을 절대로 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이렇게 목회를 성직으로 알고 세상의 기준과는 다른 방법으로 사는 분들에 의해 유지되고 확장된다고 저는 믿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목사님들이 이런 마음으로 목회를 합니다. 그 중에 명예, 권력, 재물의 유혹에 빠진 분들도 있지만, 어느 곳에나 부패는 있기 마련입니다. 성경은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고 가르칩니다. 예수님도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러 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무엇이 본질인지 알지 못하고 살다보면 하나님 앞에 섰을 때에 부끄러움을 당할 것입니다. 성도(聖道)라 불리 우는 교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적인 기준으로 목회자를 판단하고 대접하는 것은 성경적이지 않습니다. 없는 자에게 물 한잔 대접하는 것이 귀한 일이지, 배부른 자에게 산해진미를 대접한들 고마움을 어찌 알겠습니까!
 
저는 행복한 목사가 되고 싶습니다. 하나님 일 할 때 최선을 다함으로 후회가 없어서 행복하고 싶습니다. 사명을 감당하기에 부족함이 없음으로 행복해지고 싶습니다. 좋은 성도, 목회자들을 만나는 기쁨으로 행복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아멘 하는 분들이 있었으면 행복하겠습니다.
 
[오세규 목사 / 밴쿠버오늘교회 / 778-887-8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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