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17일 토요일

사망에서 생명으로 (4)



5. 원수를 사랑하라!



하나님 나라의 자유인으로 오늘을 살고계시는 밴쿠버 그리스도인 여러분에게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더욱 차원 높은 주님과의 끈끈한 교제와 소통이 있으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새벽기도시간에 만난 하나님, 그 짧은 시간에 내 인생을 이미 디자인하시고 방콕에 오기까지 치밀한 계획 가운데 인도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깨달으면서 나의 생명을 창조하시고 또 영원한 나라로 인도하실 아버지가 계시다는 사실 앞에 저는 감격하고 또 감격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뚜렷하고도 정확한 한 소리를 듣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원수를 사랑하라’는 소리였습니다.

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국행을 결심한 저에게는 분명한 세 가지 목적이 있었고 그 중에 한 가지가 바로 ‘원수를 복수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정확하게 나의 마음을 꿰뚫어보실 줄은 상상도 못했기에 그 음성을 듣고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나를 괴롭게 하고 아프게 했던 사람들을 향한 보복과 복수는 당연한 것이고 정당하다고 변론할 만도 했을 텐데 놀랍게도 저는 그 음성을 들음과 동시에 눈앞에 보여지는 환상을 보면서 바로 주님께 이런 고백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 눈앞에 보여졌던 그림은 십자가에 달리셔서 피를 흘리시는 주님의 모습이었습니다. 그 주님을 바라보면서 떠오른 말씀은 ‘내가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요 3:16)라는 이 땅의 모든 영혼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오신 하나님의 사랑이셨습니다. 하여 저는 “아, 주님! 나를 괴롭히고 못되게 굴었던 그 사람들(한족+조선족)이 주님을 몰라서 그랬군요. 그들이 주님을 알았더라면 그런 나쁜 마음으로, 나쁜 짓을 하지 않았을 텐데요.”라고 고백하면서 그냥 그 사람들이 용서가 되는 것입니다. 정직하게 말씀드리면 주님이 시켜서 되었던 것이 아니라 말씀과 함께 십자가의 복음의 핵심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성령이 도우셨기에 그냥 되어진 것이었죠. 주님을 만나는 자리에서 성령은 제 스스로 깨닫게 하셨고 십자가의 참 복음에 대하여 동의하게 하셨던 것이죠. 이러한 첫 만남의 현장에서 일어났던 일들과 저의 신앙고백을 하게 하신 것이 결코 그냥 되어진 것이 아님을 저는 훗날 사역하면서 더 깊이 깨닫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성경의 인물들을 관찰하다보면 하나님께서 각 사람들을 만나주시는 방법과 모양이 다 다른 것을 알게 됩니다. 어쩌면 그 첫 만남의 부르심이 그 사람의 destiny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주님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위와 같은 고백을 하게 하신 이유는 바로 제 인생 전체를 이끌어가실 하나님의 계획안에 있는 핵심이었음을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는 것, 이 문제는 특별히 한민족 안에 시행되어야 할, 영적인 묶임들을 풀어낼 수 있는 귀한 키 같은 것이었습니다. 억지로 할 수 없지만, 하나님께 나아가 간절히 간구하며 원수를 사랑할 수 있는 경지까지 가게 해달라고 기도해야만 하고 그렇게 될 때 우리는 화해자로, 화해의 직분을 감당하는 민족으로 서게 될 것이고 종국적으로 열방이 주님 안에서 화해의 열매를 맺도록 이끄는 귀한 축복의 통로로 쓰임 받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과 원수 되었던 우리들 사이에 막힌 담을 육체로 헐어내시려고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를 지신 예수 그리스도의 방문은 하나님과 원수 되었던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계속>

[오 테레사 선교사 / ot20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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