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도우리라/조현삼 지음/생명의 말씀사


제발 부탁인데 그런 분들은 빨리 이 책을 읽으시기 바란다. 주위 가족들은 이 책을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부모님과 형제, 자녀들에게 읽게 하시라. 일단 제목에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너를 도우리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약속이 담긴 제목이다. 책을 통해 “피투성이라도 살라”는 그분의 음성을 듣는다면 일단 삶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거기서부터 우울증 극복은 시작된다.
저자 조현삼(사진) 광염교회 목사는 우울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얼굴에는 언제나 소년 같은 행복한 미소가 맴돈다. 행복은 전염돼 그를 만나는 사람들도 십중팔구 행복해한다. 스스로도 별로 우울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오랜 세월 동안 우울과 거리를 두고 지내왔다. 우울은 목사의 영역이 아니라면서….
그러나 목회를 하면서 수많은 우울한 사람들을 봐야 했다. 우울하다고 호소하는 사람들, 그것이 악화돼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목회 현장에는 비일비재했다. 자신이 우울하지 않다고 우울을 비켜나서 살 수는 없었다. 마침 ‘최고의 삶을 살고 싶은 그대에게’라는 제목으로 책을 쓰고 있었다. 글을 쓰다가 최고의 삶은커녕 그저 살기만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절박한 사람들이 마음에 들어왔다. 그래서 책 제목에서 ‘최고의 삶’을 떼어놓았다. 책 제목은 ‘살고 싶은 그대에게’가 되었다. 처음 제목과는 느낌이 아주 달랐다. 더 이상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성경 들고’ 우울 앞에 서기로 했다.
결국 이 책은 성경을 들고 우울을 직면하기로 작정한 한 목회자의 우울 탐구와 극복의 이야기다. 탐구를 위해서 조 목사는 성경을 든 채로 정신의학에서 말하는 우울을 살펴봤다. 정신의학적 관점에서 우울을 살펴보면서 그 가운데 목사가 성경을 통해 도울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았다.
책은 4부로 이뤄졌다. 먼저 1부에서는 우울증의 뿌리를 살피고 있다. ‘살고 싶은 그대 위해, 우울과 마주하다’는 소제목에서 우울로 고생하는 성도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한 목자의 절절한 마음이 느껴진다.
2부에서는 우리를 우울하게 하는 것들을 살펴보았다. 상심과 낙심, 근심, 두려움, 분노와 우울증 간의 상관관계를 다뤘다. 처방전도 있다. 상심으로 인한 우울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상한 마음을 갖고 하나님께 나아가라”고 권면한다. 또한 근심 때문에 우울감이 깊어진 사람에게 “근심을 택할 것인가, 기도를 택할 것인가”라면서 기도야말로 근심을 극복하는 처방약임을 강조한다.
3부의 소제목은 ‘인생은 재해석이 필요하다.’ 사건보다는 해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인생을 잘 해석하려면 말씀을 마음에 심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는 하나님의 상속자요, 복 있는 사람’이라는 확고한 정체성을 가져야 하며 ‘하나님이 나를 위해 세상을 섭리하신다’는 절대주권 사상을 지닐 때 우울 대신 행복이 유발된다고 설명한다.
인지치료 창시자인 아론 벡은 우울을 유발하는 인지 패턴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 계속 우울증을 앓게 된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우울유발도식’이라 명명했다. 조 목사는 우리 안에 있는 우울유발도식을 ‘행복유발도식’으로 바꾸라고 권한다. 우울을 유발하는 사고의 틀을 행복을 유발하는 사고의 틀로 전환하라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어떤 사람, 어떤 일, 어떤 말, 어떤 상황을 넣고 해석해도 행복이 유발되는 해석 패턴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성경에 나와 있는 “항상 기뻐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식으로 기쁨유발해석패턴, 감사유발해석패턴을 갖고 살아야 한다.
조 목사는 행복유발해석패턴 만들기에 따르는 행동강령으로 ‘해석의 파트너를 바꾸라’ ‘해석을 기도화하라’ ‘예수를 넣고 해석하라’ 등을 제시한다. 그는 행복유발해석패턴에는 두 가지의 필수 사항이 있다고 말한다. 어떤 경우에도 해석의 첫 줄은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가, 둘째 줄은 “하나님은 나를 위하신다”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성경 속 인물인 요셉과 엘리야의 우울 대처법도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우울증을 앓을 만한 충분한 조건을 갖췄지만 우울증에 걸리지 않았다. 요셉은 자신에게 임한 사건을 재해석함으로써 하나님의 뜻을 분별, 우울증을 극복했다. 극심한 우울증으로 로뎀나무 아래서 죽기를 자청했던 엘리야는 하나님과 적극적으로 대화했다. 엘리야에게 하나님과의 대화는 가장 효과적인 우울치료제였다. 우리도 요셉처럼, 엘리야처럼 우울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조 목사는 삶에서 의미가 사라졌다고 생각될 때에는 사랑을 점검해 봐야 한다고 말한다. “사랑을 포기하면 다 사라집니다. 의미뿐 아니라 기쁨도 시간도, 보람도, 힘도 사라집니다. 심지어 돈도 사라집니다. 그러나 사랑하면 다시 의미가 살아납니다. 사랑하면 행복합니다. 모든 것이 의미 있어 집니다. 아침 햇살도, 저녁 노을도….”
조 목사는 하나님 말씀 속에 우울증 치료성분이 있다고 강조한다. “오늘도 우리를 위한 우울 처방전을 들고 기다리시는 하늘 아버지께 일어나 나아갑시다. 주저하지 말고 달려갑시다. 그분의 소리를 들으세요. ‘내가 너를 도우리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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