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썩은 거름이 좋은 거름입니다
201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삶의 비전과 포부를 지니며 출발하기 마련입니다. 저 역시
개인적인 비전과 소망을 꿈꾸며 기대하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것이 허왕된 꿈으로 매 년 반복되는 일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연말이 되면 늘 지나간 시간들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로 푸념하기 일쑤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대학교수 6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30%가 2013년, 새해 희망의 사자성어로
‘제구포신(除舊布新)’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제구포신은 공자가 쓴 역사서 ‘춘추’의 주석서인 ‘춘추좌전’에 나오는 말로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막연한 옛것의 부정은 아닙니다. 제구포신의 진정한 의미는 ‘낡은 것은 버리고 새것은 받아
들이되 낡은 것의 가치도 다시 생각하고 새것의 폐단도 미리 보는 것’입니다.
10여년 전, 전북 정읍에서 전도사로 사역할 때의 일입니다. 농촌에 위치한 교회인지라, 농사가 생업이신 교인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루는 비닐하우스 농사를 하시는 집사님 댁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얼마나 심한 악취가 코를 찌르는지,
저도 모르게 손으로 코를 막게 되었습니다. 집사님이 하우스에 거름을 뿌리신 것이었습니다. 코를 막았던 제 모습이 얼마나 송구하던지요. 그 모습을
지켜 보시던 담임목
사님의 말씀이 아직도 생각이 납니다.
“전도사님! 잘 썩어 악취가 심할 수록 좋은 거름입니다”.
2012년 저는 개인적으로 기쁨의 시간도 있었지만, 너무 아프고 고통스러운 시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새해를
맞이하며 다시 한 해를 가만히 돌아보니, 그 아픔과 고통의 시간들이 새해를 맞는 저의 영혼과 마음에 기름지고 좋은 거름으로 뿌려져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당시엔 제 인생의 악취와도 같았던 일들이 지금은 좋은 거름이 되어 나를 더욱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2012년 너무 아팠던 일들과 고통스럽던 순간들은 2013년, 우리를 더욱 건강하게 성장시키려고
하셨던 하나님의 거름주기 작업이셨습니다. 아프고 고통스러웠던 것 만큼 새해에는 더 성숙한 모습으로 기쁨과 행복의 순간들을 맞이하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모두 새해에는 ‘제구포신’했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크리스천신문 애독자 여러분 삶의 모든 영역에 하나님의 은혜를 온전히
경험하시는 한 해가 되실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문경돈 목사/나무십자가한인교회/778-772-4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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