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29일 금요일

정성헌선교사의 선교칼럼



믿음을 건축하다 - 2.믿음의 역사



교회가 건축이 진행되면서 몇 번 경찰이 불시에 현장에 들이닥쳤다. 외국인인 내가 건축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올 때는 현장에 있지 않거나, 마주쳐도 그들은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내가 현장 인부들과 똑같이 허름한 작업복을 입고 왔다 갔다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나님의 보호하심 속에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소위 ‘빈자들을 위한 겨울 날씨’, 따뜻한 겨울이 계속되었다. 사람들은 이상 기후라고 말했지만 우리 모두는 하나님이 개입하여 일하고 계심을 믿었다. 공사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순적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천장과 지붕을 덮으면 내부 공사는 어느 정도 날씨와 상관없이 진행할 수 있는 상황까지 진척되었다. 그러나 큰 공사중의 하나인 천장 단열공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엔 겨울이면 영하 25도까지 떨어지고, 여름이면 영상 50도를 오르내리는 전형적인 사막기후였다. 그래서 단열공사는 벽 위에 여러 개 트러스트를 올리고, 판자를 깔고 그 위에 엮은 갈대를 올려 그 위에 짚을 섞은 흙 반죽을 올린다. 거의 그 두께가 45-60센티미터나 된다. 이 작업은 가장 고달픈 작업이었다. 아무리 따뜻한 겨울이라 하지만 바람이 부는 지붕으로 흙 반죽을 올려 다지는 일은 가혹하리 만큼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시린 손을 호호 불면서도 형제들은 힘을 다해 헌신해 주었다.

그러나 공사는 지붕재료롤 찾지 못해 문제에 봉착하고 말았다. 건축 시작부터 지붕을 덮을 함석재료를 찾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다급해진 볼료자가 이 도시 저 도시를 뛰어다녔지만 번번히 헛걸음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참다 못한 내가 나서서 함께 다른 몇 도시를 찾아 다니다가 300키로 떨어진 도시에서 지붕재료를 보았다는 사람을 만났다. 볼료자와 나는 이른 아침 차를 몰고 나셨다. 길을 나서는데 갑자기 날씨가 춥고 바람이 거셌다. 도시를 벗어나자 거칠 것 없고 광야에 북쪽으로부터 시커먼 검은 구름이 떠있고 점점 바람은 거세졌다. 눈보라가 몰려오고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마음이 급해지면서 불안했다. 지붕을 제때 덮지 못하면 천장에 단열재로 올려 놓은 그 많은 흙이 눈비에 맞아 흘러내리기 시작하여 공사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말 것이 때문이었다. 지붕을 덮을 때까지 만이라도 눈비가 내리 않아야 했다. 지금까지는 은혜로, 용케도 겨울 공사를 잘 진행해 왔는데 마지막 시점에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하고 말았다.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 같은 일이었으나 하나님의 인도로 지붕재료를 가진 집에 도착하였다. 대접하는 차는 안중에도 없이 허겁지겁 흥정을 하고 값을 치르고는 화물차를 구해 실었다. 오후, 돌아는 사막에서 멀리 바라다 보이는 도시 위의 시커먼 먹구름이 계속 내려 오는 것을 보면서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입은 말라가는데 외마디 기도소리가 절로 나왔다.
“주님, 눈이 내리지 않고, 하루, 이틀만 주시면 지붕 얻으면 급한 불을 끄는데. 저 구름들 좀 걷어주세요.”
그러나 무심하게도 달리는 차에는 서서히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마음이 참담해지기 시작했다. 그 후에 벌어질 일을 생각하니 더욱 답답하기만 했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 순종했다는 확신이 이제 피할 수 없는 어려움이 올 것이라는 예견을 했어야 하고, 또한 피해야 했었다는 후회와 무모했다는 정죄감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나는 볼료자와 트럭운전사를 재촉해 속력을 더 냈다.

눈을 감고 한참을 기도하다가 눈을 뜨니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사막 끝 우리 도시 위에 머물던 검은 구름이 남쪽으로 내려가더니 하늘이 조금씩 열리더니 강한 태양 빛이 비치고 있었다.
“볼료자, 저것 좀 봐요. 먹구름이 남쪽 투르크메니스탄 쪽으로 내려가고 있어요. 누쿠스에는 해가 비치기 시작했어요.”
우리는 눈시울이 붉어지기 지기 시작했다. 공사현장에 가까이 오자 하늘이 활짝 개이고 있었다. 교회에 도착하자 급히 차에서 내려 현장으로 뛰어 들어갔다. 놀랍게도 많은 성도들이 벽을 붙들고 간절히 기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집에 있던 성도들이 먹구름이 뜨고, 눈이 내리려 하자 지붕단열공사 중인 교회로 달려온 것이다. 그리고는 공사를 하던 형제들과 함께 온 성도들이 눈보라가 물러 가도록 간절히 기도했던 것이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그날 30키로 미터 떨어진 투르크메니스탄 북경지역에는 30센터 미터 가까운 폭설이 내렸다. 그러나 우리는 건축현장에는 눈이 내리지 않았다. 마치 출애굽을 앞 둔 이스라엘 백성들이 살던 ‘고센’ 땅에서 하나님의 권능을 보이심과 같이 우리에게 기적을 베풀어 주셨던 것이다. 온 성도들은 주님의 역사를 기뻐했다.

교회의 리더쉽 중 한 분인 ‘안나 키프로브나’가 나에게 말했다.
“목사님이 안 계시는 동안 김 선생님이 전화를 해서 목사님을 찾으셨어요. 전화 통화 중에 무슨 교회가 겨울에 성도들에게 눈 오지 말게 해달라고 기도시키며, 겨울 공사를 강행하지는 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어요. 겨울에 눈비가 내리는 것이 당연한 이치인데, 자연의 섭리를 거슬리면서 까지 무모하게 공사를 진행하느냐고요. 그리고는 안나 할머니, 지금 나가 하늘을 보세요. 눈이 오나 안 오나! 그래서 제가 집집마다 전화해서 성도들 다 모아서 현장에서 벽을 붙들고 기도했어요. 믿음으로 순종한 일에 부끄러움을 당치 않게 해달라고요.”
김 선생님은 평신도 사역자로 우리 지역에 있는 대학에 영어를 가르치시던 연세가 지긋하신 분이었다. 설명을 마친 안나 할머니는 전화수화기를 들고 다이얼을 돌렸다.

“김 선생님, 말씀하신 대로 눈이 왔나요, 안 왔나요? 선생님, 믿음 좀 가지세요.”

이틀 만에 지붕공사는 마무리가 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비가 내렸다.

[SEED Canada 대표 / 778-316-3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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